[헬리오아트 Report no.116] September Week 2

Date
2019-11-17 10:08

 

 

no.116 

저작권, 법과 인식 사이의 거리

 

 

저작권에 대한 인식은 근 10년간 놀라울 정도로 향상되었다. 저작권 침해에 대한 문제가 제기 될 때 마다 저작권을 보호하는 많은 법들이 제정되면서 작품 도용에 대한 대처가 발전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용에 대한 법과 인식 사이에는 아직 간극이 존재해 보인다.

미국 미식 축구 경기 슈퍼볼은 미국 전역의 주목을 받을 뿐만 아니라 각종 기업들의 가장 큰 광고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 2월 열린 2019 슈퍼볼에서 미국 슈퍼마켓 체인 하이비 (Hy-vee)는 대대적인 광고를 하였는데 이 광고는 최근 저작권 침해로 고소를 당했다.

미​국 아이오와주의 디모인시에서 활동하는 크리스 윌리엄스 (예명 CAW)는 미국 슈퍼마켓 체인인 하이비 (Hy-Vee)가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고소하였다. 광고에는 오프라 윈프리의 나레이션과 함께 어린 아이가 등장하는데 이때 그의 벽화도 함께 등장한다. CAW는 2018년 10월 이 벽화를 그렸으며 작품의 우 하단에 자신의 예명을 적어 넣음으로써 분명히 자신의 작품임을 표시하였다.


​아이오와주 디 모인시에 있는 크리스 윌리엄스의 벽화
 


하이비 측은 법정 진술에서 의도치 않게 자신들의 광고에 벽화를 등장시켰으며 이는 작가의 동의나 인지 없이 이루어졌다고 시인하였다. 문제가 된 지점은 세계적 규모의 미국 미식축구 경기인 “슈퍼볼”에서 광고로 사용되었고 이후 텔레비전, 영화관, 유튜브, SNS 광고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몇 달 동안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이 광고는 공익성이 없는 분명한 상업광고였으며 광고에서도 벽화가 나오는 부분이 오랜 시간을 차지한다는 것도 크리스가 중요하게 문제 삼는 포인트이다.


미국 슈퍼마켓 체인 ‘하이비’의 슈퍼볼 광고
크리스의 고소장에 의하면 하이비의 “벽화의 도용은 특히 자신의 작품 그 자체에 피해를 입혔다.” 그는 그 동안 어떠한 기업이나 시장의 상업적 용도에 의해 작품이 사용되는 것을 피해왔기 때문이다. 고소 이후 하이비는 협상을 시도하였지만 그는 기업 광고에 자신의 작품이 사용되는 것에 대해 분명한 거부의사를 보였다. 저작권 문제뿐만 아니라 그는 작품에서 그가 나타내고자 하는 가치를 훼손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벽화를 통해 어떠한 의도없이 자유롭게 대중이 예술작품을 즐기기를 희망했지만 그의 기준에서 ‘따분하고 상업적인’ 슈퍼마켓 체인 광고와 연관되는 것은 그의 작가적 신뢰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보았다.

또한 크리스는 하이비의 부적절한 벽화의 사용이 의도적이라고 주장 광고에는 광고에서 그의 서명이 들어간 부분을 비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변호사비를 요구하고 도용에 대한 처벌과 자신의 작품을 저작권법에 따라 광고에서 대체하거나 제외할 것을 요구하였다.

크리스의 변호인에 따르면 그는 하이비에게 고소 이전에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주었었다. 하지만 하이비 측은 광고에서 자신의 작품을 제외해 달라는 요청을 무시해 왔고 때문에 고소를 결정하게 되었다. ‘크리스는 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일뿐만 아니라 허가없이 작품이 도용되는 모든 아티스트를 위해 고소를 결정하였습니다, 아티스트 커뮤니티는 이러한 대처를 용납할 수 없고 올바르게 만들기 위해 싸울 것입니다.’ 라고 변호인 제프 글럭은 입장을 밝혔다.

크리스는 “제가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은 거의 벽화 앞에서 자유롭게 셀카를 찍고 감상하는 것은 오히려 환영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업이 상업적 용도로 작품을 사용하는 것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포인트가 있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제가 ‘벽화’를 그려놓았을 때 사람들이 페인팅처럼 가만히 서서 감상을 하지는 않을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저의 창조적 에너지는 상업적 용도로 사용되기 위해 인쇄되고 영상으로 남겨졌을 때 그 힘을 잃고 제가 원하는 감상 방법도 아닙니다.”라고 밝혔다. 소송 이후 하이비는 결국 그의 작품이 포함된 모든 광고를 중단하였다.

그래피티 작업을 하는 작가들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표현과 감상’을 작품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작가들이 많다. 하지만 이러한 점을 악이용 하여 도용을 하는 사례는 점점 늘고 있다. 광고나 상품에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심한 경우 자신의 신상을 밝히지 않는 뱅크시와 같은 작가들의 작품을 작가의 허가 없이 혹은 허락한 것처럼 위조하여 전시회나 상업적 이벤트를 여는 경우도 많다. ‘자유로운 감상’이 무단으로 작품을 상업적으로 이용해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많은 경우 이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작가가 고소를 하기 전까지 사용한다. 작품을 감상하는 모두가 저작권을 존중하는 것 같지는 않다. 예술 작품을 감상 하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는 만큼 .작품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