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오아트 Report no.114] August Week 4

Date
2019-11-15 16:19

  

no.114
인공지능이 작품의 가격까지 측정할 수 있을까?

 

 

경매가 시작되기 전 그날의 인기스타들이 얼마에 낙찰될지 무수한 예상을 하는 것은 경매에 관심을 가지는 모든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주제거리이다. 경매에 자신이 소유한 작가의 작품이 나온다면 낙찰가를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작품의 가치가 얼마나 올랐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예상치 못한 신인이 높은 낙찰가를 받는다면 새로운 유망주에 대한 투자를 고려할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경매에서 낙찰가는 작가와 시장의 트랜드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주기 때문에 예술계의 모든 사람들은 이를 미리 예측해 큰 이득을 보기 위해 노력한다.

기존에 이를 미리 예측하는 것은 전적으로 갤러리와 옥션의 아트딜러들의 영역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업계에서 활동하면서 독자적으로 쌓아온 정보를 통해 작가의 상승과 하락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가격의 예측을 컴퓨터 인공지능을 통해 하려는 시도가 있다. 작품이 인터넷에서 디지털 이미지로 노출되는 횟수를 공급으로 하고 전세계 백만장자의 수와 그들이 소유한 부를 수요로 놓아 가격 선을 예측하는 것이다.   

 


Mark Rothko, Untitled, 1960
 

이 인공지능 모델은 실제로 지난 5월 추상회화에 한 획을 그은 마크 로스코의 작품의 가격 변동을 95%의 정확도로 설명하였다. 그렇다면 지난 일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예측하는데 사용된다면 얼마나 정확한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까? 로스코의 가격과 시장의 트렌드를 예측해 낼 수 있을까?

지난 5월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은 로스코의 1960년대 작품 중 한 점을 경매에 내놓기로 했다. 여성 작가, 유색 인종 작가 등 간과되거나 그 이외에 발전 가능성이 높은 작가들의 작품을 구입하기 위해 자금을 마련해야 했기 때문이다. 경매를 주관한 소더비는 인공지능을 통해 42.3백만 달러 (한화 약 513억원)을 예상하였다. 실제로 이날 경매에서는 초반 경매 당시 큰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마지막 경쟁으로 가격이 43.8백만 달러(약 600억원)까지 올라 예상가와 큰 차이 없이 경매가 종료되었다.


Mark Rothko, Untitled (Red and Burgundy Over Blue)    1969 Mark Rothko, Untitled (Red on Red), 1969

하지만 인공지능이 결과를 예측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에서 비슷한 시기에 경매에 나온 로스코의 다른 작품들은 이전 해 대비 부진한 가격으로 낙찰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로스코의 작품들은 당시 두 가지의 부정적인 요소가 있었다. 첫째는 경매가 유명한 아트 페어들 이후에 열렸다는 것이다. 주목 받는 작가들은 이미 아트페어를 통해 대부분 구입이 된 이후였기 때문에 큰 주목과 투자를 받기 어려웠다. 두 번째로 현재 예술시장의 트랜드는 여성작가, 유색인종 작가 등 다양한 인구학적 다양성을 가진 작가들이 주목 받고 있다. 때문에 전통적인 유명 남성 작가의 포지션을 가진 로스코의 작품은 현재의 시장경향에 반대되는 작품이었다.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의 작품이 인공지능의 예상가 만큼 높은 낙찰가를 받은 것은 작품을 내놓은 사람이 신뢰도가 높은 미술관이라는 숨겨진 긍정적인 요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더욱 연구가 필요하지만 많은 경매들은 작품을 내놓은 사람이 미술관 같은 기관일 경우 더욱 신뢰하고 자연스럽게 낙찰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직 인공지능을 통해 경매를 예측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앞서 말한 작품의 소유자가 누구인지 현재 시장 경향에 부합하는 작가인지 등 다양한 변수가 인공지능의 예측을 빗나가게 하기 때문이다. 혹 미래에 더욱 정교한 결과를 내놓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참고사항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 같다. 모두가 컴퓨터의 결과만으로 경매를 한다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신인의 등장이나 재평가되는 중견 작가의 모습이 경매의 열기와 함께 사라져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출처:arts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