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오아트 Report no.89] February Week 3

Date
2019-03-19 15:11

 

no. 89

유명 컬렉터로 살고 있는 
'티키 아텐시오'의 이야기 

세계의 유명 미술 컬렉션에 대해 알아보는 새로운 시리즈의 첫 번째 소개로 저술가이자 자선가인 '티키 아텐시오'가 
박물관의 작품 인수를 위해 활발히 활동하는 이야기와 컬렉터로서 시작하게 했던 작품에 대하여 소개해본다. 

 미켈란젤로 피스토레토 작품과 수집가 티키 아텐시오 

당신의 예술을 향한 열정에 계기가 있었는가?

내가 17살 때, 아버지가 선물로 프랑스 화가 베르나르 뷔페 Bernard Buffet의 작품을 사주셨다. 나는 오랫동안 간직하며 나의 마음속에 남아있다. 우리 가족은 어린 시절 베네수엘라에 살고 있었는데 매주 일요일이면 갤러리에 갔었다. 나의 삼촌이 미술 애호가이며 수집가였던 덕분에 우리는 함께 전시회도 가고 미술에 대한 대화도 많이 나누었다. 내가 처음 작품 수집을 시작했을 때는, 열정적이었던 것에 비해 아는 것이 별로 없어 인상파의 점묘화에서 원시미술(프리미티비즘) 그리고 드로잉 작품 등 나의 초기 컬렉션의 작품들은 일관성이 없었다. 이후 공부를 하며 나는 많은 관련 정보를 얻었고 현명하게 작품을 바라보게 되었다.
1980년대에 뉴욕으로 이사를 오면서 뉴욕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살펴보기 시작했고 라틴 아메리카와 컨템퍼러리 미술 옥션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내가 당시 모든 재산을 털어서 산 첫 작품은 소더비에 나왔던, 베네수엘라 사람들에게는 매우 소중한 화가인 아르만도 레베론 Armando Reveron의 작품이었다. 그는 베네수엘라 예술가인 헤수스 라파엘 소토 Jesus Rafael Soto나 카를로스 크루즈 디에즈 Carlos Cruz-Diez보다 앞선 사람이었다. 나는 그의 작품인<만틸라 뒤의 벌거벗은 사람> Desnudo Detras de la Mantilla 을 최대한 오래 간직했고 내가 다른 작품을 구매하기 위해 팔았다.

첫 컬렉팅한 작품을 팔 때 어떤 마음이었는가?

나는 그 점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되돌아봤을 때, 그것은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품을 팔 당시에는 별로 개의치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잃는다는 기분을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이런 감정은 내가 사랑하는 페인팅 작품들과 함께하기 위해서 반드시 숙달되어야 하는 방어 기제였다. 내 컬렉션은 진화했고 나 또한 성숙해졌다. 그 작품은 분명 그의 걸작 중의 하나였지만 나의 비전과는 더 이상 맞지 않았다. 나는 좀 더 현대적이고 새로운 것을 원했었다.


아르만도 레베론의 데스누도 데트라스 드 라 만틸라 Desnudo Detras de la Mantilla 
(만틸라 뒤의 벌거벗은 사람), 1946. 2012년 소더비 뉴욕 라틴아메리카 미술 경매에서 팔린 작품

그러면 첫 컬렉션 한 작품이 컬렉션을 심화하는데 맞지 않았다는 뜻인가?

그렇다. 그것은 더 이상 내 컬렉션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저 내 과거의 일부일 뿐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당신의 책 제목인가질 수 있고, 가지고 싶고, 가져야 한다 Could Have, Would Have, Should Have”와 연관 지어 들으니 재미있다. 마치 당신은 매우 직관적으로 일하는 것 같다.

그 문장은 수집가들이 페어 오프닝에 5분 정도 늦게 도착했을 때나 누군가가 그 작품을 계속 붙잡고 있을 때 또는 너무 깊게 생각했을 때처럼 한발 늦어서 어떤 작품을 놓쳤을 때 드는 감정을 묘사한 것이다. 이 문장은 내가 인터뷰할 때마다 모든 개인 수집가들에게서 들었던 공통분모이다. 나는 전 세계에서 너무나도 많은 황홀한 이야기들과 일화들을 접해서 그 내용들을 책으로 썼다.

티키 아텐시오의 책 "가질 수 있고, 가지고 싶고, 가져야 한다: 미술 수집가들의 세계 속 모습"

당신이 글을 쓰는 과정에서 기억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글을 쓸 때 접했던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수집가들의 너그러움이었다. 그들은 항상 박물관을 도와주고 싶어 하며 대중과 공유하는 재단을 만들고 싶어 한다. 이것은 대다수의 수집가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며 나는 이 사실을 비밀로 두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 나는 내 집과 삶을 구성하는 나의 작품들과 함께 살고 있다. 나의 작품들은 더 많은 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 박물관이나 갤러리들에게 위탁되어진다. 내가 작품을 구매하는 것은 그것을 벽에 걸어서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서이다. 나는 이 작품이 내일 얼마에 팔릴까를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그런 생각을 하지 않다.

작품들과 함께 산다는 표현이 좋은 것 같다. 당신은 종종 새로운 작품을 발견하면 그림을 다시 걸거나 재평가를 하는가?

그것은 진행 중인 작업이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미술로 채울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하지만 가끔은 공간이 부족할 때가 있다. 나는 최근에 프리즈 Frieze에서 팔레스타인 컨템퍼러리 예술가 모나 하툼 Mona Hatoum과 쿠바 예술가 질라 산체즈 Zilia Sanchez의 작품들을 발견했다, 그리고 나는 어느 공간에 이 작품들을 걸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영리함만 있으면 된다.

작품들 중에 당신이 첫눈에 반해 소장해야만 했던 작품이나 또는 불이 났을 때 챙길 작품들이 있는가?

그런 작품들은 너무 많다. 불이 났을 때 챙길 작품들?
내가 들고 갈 수 있는 가장 작은 작품들 일 것이다!

"우리 사이의 자이포파거스 모세혈관 Xifopagas Capilares entre Nos (Capillary Xiphopagus among Us)" 
브라질 예술가 툰가의 행위 예술 작품, 2018년 7월 테이트 모던

미술품 수집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어떠한 조언을 줄 수 있는가?

미술 작품을 감상하러 다니는 그룹이나 박물관 그룹에 소속되어야 한다. 그 안에는 전문적으로 박물관, 전시회 심지어 소더비 Sothebys와 같은 경매 장소로 가서 사람들과 대화하고 투어하며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의 제안은 최대한 많이 배우고, 당신의 예술적 시야를 최대한 넓히고, 그리고 당신의 가슴과 직관을 따르라는 것이다.

책 내용처럼 당신은 다양한 위원회와 박물관 인수 위원회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어떻게 자신만의 컬렉션을 위해 구입하는 것과 그 일들이 병행될 수 있는가?

나는 15년 전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테이트의 라틴아메리카 인수 위원회의 대표이다. 이 일은 내가 국제 평의회 수장으로 일했던 구겐하임 미술관의 경험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그곳은 처음으로 1년에 두 번 멤버들을 소집해서 작품 인수를 도와줄 수 있게 만드는 방식을 고안했던 위원회가 있던 곳이다. 이 제안은 그들의 컬렉션을 만들고 확장시킬 수 있게 해주었으며 어떤 시대의, 어떤 작가의, 어떤 지역의 작품을 사든지 간에 발생하는 격차를 채워주었다.
예술은 나라, 문화, 사람 간에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세상에 속해 있는 것은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예술의 세계는 너무나도 풍요로워서 태생부터 가지고 있지 않았어도 예술에 대한 애정은 누구나 키울 수 있다. 예술은 영원한 것이며 계속해서 변형된다. 내가 책을 지필 할 때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난 나의 좋은 친구 스테판 암스 Stephen Ames는 그에게 있어서 예술은 너무나도 중요해서 대화 주제에 예술이 있지 않으면 흥미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말했다글쎄 내가 무엇에 대해 말해야 할까, 골프.. 아니다?

사라 크라우너의 Totem, 2015. 뉴욕 솔로몬 R.구겐하임 미술관
 
당신은 예술이 공동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한 세대 전에는 주말에 교회 예배가 끝나고 가족들이 다 함께 하는 활동이었던 풋볼 경기였다면 오늘날에는 확실히 많은 사람들이 갤러리를 방문한다.

컬렉터들 사이에서 공유되는 공통된 욕구가 있다. 당신이 예술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보다 더 값지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미술관에서의 내 활동은 예술에 관심 있는 전 세계인에게, 미술 작품으로부터 메시지를 가지고 갈 수 있도록 하며, 미술 작품을 보여주는 것이다. 교육 프로그램이 내가 하는 이 활동의 중심이다.
나는 방문하는 모든 미술관에서 아이들을 데려오는 부모들을 보면 매우 희망에 찬다. 내 세대의 부모들은 별로 자신의 아이들을 박물관에 데려가지 않았다. 아이들은 대부분 그들의 할아버지, 할머니와 집에 머물렀었다. 그러나 현재 아이들은 박물관에 완전히 노출되어 있고 어린 나이부터 경험을 하고 있다.

당신은 컬렉션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흥미로운 토론을 많이 했을 것 같다. 그 과정 중에 의견 충돌이 있었던 적은 없었는가?

있었다. 그렇지만 큐레이터는 실제 무대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고 미술관에 흥미로운 작품들을 가져오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운다. 그리고 이것은 컬렉터들에게 우리 스스로를 위해 작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 우리는 우리 개인의 취향에 따라 구매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미술관의 필요를 염두에 두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항상 왜 이 작품인지, 이 작품은 아닌지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오고 간다. 그 토론은 항상 정보에 입각하며 결과에 있어 매우 핵심적 부분이다. 놀랍도록 멋진 작품은 각 위원들에게 압도적으로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게 한다. 우리들은 미술관의 중요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서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기꺼이 돈을 쏟아붓는다. 이것은 미래 세대를 위한 일이며 계속해서 이 주제에 대한 대화를 이어 나가게 한다. 나는 예술가들은 세계의 안테나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내면의 에너지를 끄집어내 우리가 보고 느끼고 감상할 수 있게끔 그들만의 언어로 변형시킨다.

티키 아텐시오와 줄리 머레투

현재 당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특정한 작가나 학파 또는 시대가 있는가?

모나 하툼 Mona Hatoum처럼 나는 현재 줄리 머레투 Julie Mehretu와 함께 사라 크라우너 Sarah Crowner, 데이비드 로드리게즈 카발레로 David Rodriguez Caballero, 사라 모리스 Sarah Morris, 다 쉬 Dash, 후안 가라이 자발 Juan Garaizabal 그리고 레노라 안투네스 Lenora Antunes와 같은 젊은 작가들에게 관심이 많다. 또한 타티아나 트루브 Tatiana Trouve, 알리시아 크바데Alicja Kwade, 캐럴 보브 Carol Bove에게도 흥미롭고 신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들 모두에게 이목을 집중해야 한다.

관련해서 질문이 하나 생긴다, 현재 당신의 위시 리스트에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매우 컬러풀하고 역동적이며 동작이 살아 있는 작품에서 요즘은 좀 더 차분하고 미니멀한 작품들에 관심이 간다. 그래서 어떤 작품이든 아그네스 마틴 Agnes Martin, 만조니 Manzoni, 엘스워스 켈리 Ellsworth Kelly 또는 로버트 리만 Robert Ryman의 것이면 다 나의 위시 리스트이다. 당연히 이 작가들의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당신이 벌써 가지고 있는 것, 당신이 진정 원하는 것, 그리고 함께 했을 때 행복한 것들과 레벨의 균형을 맞추게 될 것이다.

 

출처: www.sothebys.com